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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이 된 지 벌써 10일째 늦은 회고를 작성해본다.

개발자가 되기까지

나는 학생 때 요리를 했다. 고든 램지와 에드워드 권이 너무 멋있었고 나도 그들처럼 멋진 요리사가 되리라 다짐했다. 고3 겨울방학 때 인턴으로 취업하여 여의도 IFC 몰의 푸드 코트에서 일할 기회가 생겼는데 3개월의 짧은 시간 동안 처음으로 사회를 경험해보고 돈을 버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요식업을 다신 안 하기로 한 것은 덤.

요리 대신에 무엇을 해볼까 하던 나는 막연히 디자인에 관해 공부했다. 포토샵 책을 사서 도구를 익히고 그냥 이것저것 합성하며 만들어가는 것이 꽤 재밌었다.

꽃 이미지 위에 레이어를 얹어서 따라 그린 그림인데 아직도 내가 만든 게 맞나 싶다. 디자인에 대해 더 공부해보고자 전문 학교에 들어가 웹 디자인과 편집, 간단한 HTML, CSS 코딩을 배웠다. 코딩을 이 때 처음 접해보고 “아 내 길인가?” 싶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영화사에 취업하여 광고 디자인과 웹 디자인을 했는데 예상보다 빨리 그만두게 됐다. 회사 사정이 안 좋아서라며 실업 급여도 받지 못하고 짤리게 되었는 데, 덕분에 빨리 진로를 다시 잡을 수 있었다.

할 줄 아는게 HTML, CSS 뿐이라 퍼블리셔로 지원을 했지만 번번이 떨어졌다. 가끔 연락이 오는 곳에서도 면접에서 떨어지다 보니 점점 자신감이 하락했다. 이때가 제일 힘든 시기였다. 그렇게 1년 정도를 박치기한 후 알바를 하며 강의와 책들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클론 코딩으로 개발에 재미를 붙여가던 와중 국비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작년에 국비 학원에 들어갔다. 오랜 백수 기간동안 지쳐가는 것도 있었고, 강사에게 직접 배우면서 팀 프로젝트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학원에서는 자바, 스프링, MyBatis 등을 교육하는 흔하디흔한 국비 학원이었다. 하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모르던 개발의 세계를 알게 되고, 개발자 커뮤니티에도 들어가서 점점 견문을 넓혀갔다. 그리고 12월에 수료 후 그렇게 내가 원하던 개발자로써 취업할 수 있었다.

신입 개발자입니다

내가 입사하게 된 회사는 블록체인 사업을 하는 작은 회사다. 면접을 2번 보고, 과제 테스트까지 수행하여 합격하게 된 첫 회사는 처음에는 좋았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고, 회사 분위기도 화목했으며 3개월 간 온보딩으로 자바만 다시 공부시키는 게 신입 개발자 성장을 굉장히 위하고 있구나라고 느꼈으니깐.

지금의 회사 생활은 언해피다. 😞

  1. SI 일만 하고 있었다. 사실 나는 현업에 뛰어들어 뭐라도 빨리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었고, 김영한님도 SI에서 시작하지 않았나. 그리고 현재 프로젝트들만 끝내면 자체 서비스를 할 것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했다.
  2. 백엔드로 취업을 했고, 현재도 백엔드를 희망하지만 프론트엔드 업무만을 맡고 있다는 점. 입사 한 달째에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Vue를 사용하게 되었고, 지금은 React와 Next를 하고 있다. 물론 새로운 기술들을 배우고 쓰는 것은 재밌었지만 요새는 많은 고민이 든다. 백엔드로 업무 변경 요청을 여러번 건의드렸지만 매번 거절당했다. 이대로 계속 하면 내 커리어는 괜찮을까라는 두려움이 점점 커지고 있다.
  3. 테스트 코드를 짜고 있던 나를 보며 그런 걸 왜 하고 있냐라는 말은 충격이었다. 내가 본 강의, 책, 커뮤니티의 많은 선배 개발자들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저 분은 왜 그렇게 말을 하는 걸까? 깃을 사용하며 브랜치를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것도 내가 생각하던 협업과는 결이 많이 달랐다.

그럼에도 내 사수인 책임님과 함께 재밌게 일하고자 많은 도전을 하고 있다. 신입 개발자이지만 그래서 욕심도 있고 우리 팀이 언젠가 합류하게 될 다른 개발자들에게도 매력적이었으면 했다.

  1. 많은 개발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발 문화가 코드 리뷰다. 협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팀원들과 지식을 공유하고 눈높이를 맞춰가는 중요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이런 문화를 정착시켜보고자 개발팀에 깃허브와 PR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조사한 것을 발표했고 다행히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덕분에 현재는 코드 리뷰를 진행하고 있고 타인의 코드와 진행 사항을 받아들이는 것이 수월해졌다.
  2. 리액트 쿼리를 공부하며 그것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프로젝트에 도입하고자하는 기술이 있을 때는 구성원들을 납득시켜야 하는 데 리액트를 도입한 우리에게 필요한 기술이라고 생각했고 내가 개인적으로 쓰고 싶었다. 이것도 다행히 받아들여지고 사용하기로 결정되었다. 여담으로 JPA도 간단한 프로젝트를 짜서 어필했지만 기각당했다…😢

또 뭘 했나

예전에는 어떻게든 1일 1커밋을 하려고 했지만, 요새는 공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의미 없는 커밋은 하지 않고 있다.

올해는 알고리즘 스터디와 독서 스터디, 백엔드 스터디 등을 진행했다. 아무래도 선배 개발자들과 함께 하다보니 갈 길이 참 멀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느끼게 되더라.

또 한빛미디어의 리뷰어가 되서 많은 도서를 공급받아 책도 꽤나 읽었다.

  • SQL 첫걸음
  • 만들면서 배우는 클린 아키텍처
  • 클린 코드
  • 이것이 자바다
  • 혼자 공부하는 컴퓨터구조와 운영체제
  • 혼자 공부하는 얄팍한 코딩지식
  • 도메인 주도 개발 시작하기
  • 자바 웹 프로그래밍 Next Step
  • 면접을 위한 CS 전공지식 노트
  • NestJS로 배우는 백엔드 프로그래밍

이 외에도 아직도 읽어야 할 책도 많고 강의도 많다. 실무를 하면서 책도 읽고, 강의도 보고, 부차 프로젝트에사이드 프로젝트에 운동까지 하는 개발자분들은 참 대단한 것 같다.

마치며

뭔가 하고자 하는 것은 많았지만 결실을 제대로 보았는가 하면 아닐 것 같다하면 아닌 것 같다. 회사 일도 그렇고 점점 심란해지니 어수선해진 부분도 있고 해이해졌다고도 생각한다. 마음을 다잡고 내가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고민도 하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 살도 많이 쪘는데 운동도 다시 시작하고 올해에는 이직을 목표로 하고 또 사이드 프로젝트도 경험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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